서울 슈퍼매치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형중_비욘더게임] 수원의 간절한 압박에 무너져버린 익수볼

[골닷컴] 4일 오후 올 시즌 3번째 슈퍼매치가 열렸다.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상되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많은 팬들이 입장했다.

결과는 3-1 원정팀 수원의 승리. 앞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수원은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가 손쉬운 찬스를 놓치고 서울 팬들의 조롱을 들었지만 이내 정확한 크로스를 날카로운 쇄도로 받아 넣으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4분 뒤에는, 교체 투입된 안병준이 K리그2 득점왕 출신 답게 높고 정확한 타점으로 헤더 골을 뽑아냈다. 경기장에 파란 옷을 입은 일부 인원은 매우 신이 났고,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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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전반 내내 수원의 기세에 눌렸고, 또 다른 45분 동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임 주장 나상호는 무리한 파울로 경기장에서 물러나야만 했고 서울은 수적 열세마저 놓이게 되었다. 수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빠른 역습으로 또 한 골 달아나며 원정 응원 온 팬들을 열광케 했다. 주인공은 다시 한번 오현규.

후반 막판 서울의 일류첸코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결국 홈 팀 서울은 16,333명의 올 시즌 K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두 팀의 가장 큰 차이는 간절함과 그것으로 비롯된 순간적인 압박 싸움이라고 볼 수 있었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내려선 채 서울의 빌드업을 지켜보다 중원이나 자신들의 박스 근처로 볼이 투입되면 순간적으로 에워싸 볼을 탈취했다. 서울은 이날 90분 동안 총 561개의 패스를 시도해 88%의 성공률을 보였지만 패스를 연결 받은 후 상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볼을 빼앗기는 패턴을 반복했다. 그 결과 준수한 패스 성공률 지표만 받아 들었다.

또 후방 자원 이상민과 기성용이 각각 115개와 99개의 패스를 연결했는데, 이는 수원이 서울의 후방 빌드업을 쭉 지켜보다 자기 진영에 왔을 때 강한 압박으로 빼앗는 패턴을 반복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점유율 70대30의 결과로도 알 수 있다. 재주는 서울이 부렸지만 돈은 수원이 번 꼴이었다. 전반 29분에 나온 안병준의 1대1 찬스나 후반 10분 나상호의 퇴장, 그리고 후반 17분 오현규의 쐐기골 장면 모두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상황들이었다.

수원 승리한국프로축구연맹

이병근 감독 입장에선 계획했던 것들이 모두 이룬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그는 강현묵을 스리톱 중 한 명으로 먼저 출전시키고 20여 분 지나면 안병준을 투입하리라 밝혔다. 강현묵은 짧지만 약속된 시간 동안 서울 수비진을 흔들며 제 역할을 해냈고, 전반 28분 투입된 안병준은 들어가자 마자 찬스를 만들어내더니 3번째 슈팅만에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오현규에 대해선 훈련 때부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였고 안병준 영입 후 배우려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경기에서도 활약을 기대했는데 멀티골을 폭발하며 믿음에 100% 보답했다.

또 이날 경기장 수원 락커룸 앞에는 걸개 하나가 걸려있었다.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라는 문구로 팬들이 제작한 것이었다.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이 문구를 가슴 깊이 새기며 간절함으로 마음을 다잡았고 이는 90분 내내 피치 위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경기 후 안익수 감독의 인터뷰 그대로, ‘이날 상암벌에는 수호신과 상대 서포터스, 그리고 상대 선수들만 살아있었고, 서울 선수단은 죽어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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