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뮐러대한축구협회

뮐러 위원장, 납득시키지도 못할 거면서 선임 기준은 왜 자신 있게 내세웠나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마이클 뮐러(58·독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1월 기자회견 당시 방향성과 철학,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세워놓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후보군 선임 기준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크게 다섯 가지를 놓고 보겠다. 첫 번째는 전문성, 두 번째는 경험, 세 번째는 동기부여, 네 번째는 팀워크 능력, 마지막으로 환경적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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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고, 위르겐 클린스만(58·독일)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며, 다음주 중에 입국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로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축구계 관계자들은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내세웠던 다섯 가지 선임 기준을 놓고 봤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절반'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의문을 표했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경험과 팀워크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애매하다는 견해가 잇따랐다.

이에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각각의 선임 기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임한 배경을 밝히면서 축구계를 납득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것은 물론, 동문서답으로 '불신'만 낳았다.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다섯 가지 기준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묻자 "그 이전에 인간적인 면을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하기에 인간적인 면을 중점적으로 봤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매력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이같이 말했다. 전문성과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능력, 환경적 요인에 대한 답이 아닌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 상주'를 조건으로 계약했다는 것에 관해서도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공식발표를 내놓으면서 "재임하는 동안 국내에서 거주하는 것을 조건으로 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잘 알고 있는 부분도 아니다"며 "확실한 건 다섯 가지 선임 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중책을 맡은 이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될뿐더러 공식발표문에 명시된 사항조차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1월 기자회견 당시만 하더라도 선임 기준을 자신 있게 말했었다.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정작 한 달 뒤 자신이 정했던 선임 기준에 관해서 묻자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명쾌한 해답을 전혀 내놓지 못하면서 비난 여론도 잠재우지 못했고, 도리어 우려와 의구심만 더욱 키웠다. 이제 모든 건 클린스만 감독에게 달렸다. 입국 후 의혹을 해소하면서 직접 구상을 밝히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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