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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네트워크] 유벤투스 관심 北 한광성, 伊 현지 평가는?

[골닷컴] 글: 마크 도일 기자 / 번역 및 편집: 이준영 기자 = 한광성이 받은 급여는 북한 정권에 보내지는 걸까? 한광성이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누구일까? 베일에 싸인 북한 선수 한광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골닷컴의 마크 도일기자가 알아봤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부에서는 슈퍼스타일지도 모르나, 외국 친구는 별로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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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달 27일, 김정은은 이탈리아 상원의원 안드레아 라찌로 부터 축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한광성의 활약을 축하하는 축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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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탈리아 세리에 B(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광성은 북한 최초의 세리에A 선수이다. 올 시즌 칼리아리에서 세리에 B 페루자로 임대된 한광성은 개막전에서 비르투스 엔텔라를 상대로 해트트릭 터트리며 페루자에 5-1 승리를 안기더니, 일주일 후 페스카라전에서도 한 골을 더 넣으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페루자의 수석코치 다비데 치암펠리는 "한광성은 위대한 일을 해낼 운명이다"라며 칭찬했다. 그는 "한광성은 좋은 능력을 지녔고, 많은 골을 넣어 우리 구단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개막과 동시에 시작된 한광성의 득점행진은 매일매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이미 한광성의 플레이를 본 적 있는 이들은 별로 놀라울 것도 없다고 말한다.

페스카라의 즈데네크 제만 감독은 "놀라운 소년이다. 난 이미 칼리아리에서 그의 활약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광성은 칼리아리 소속이던 지난 4월, 토리노를 상대로 출전한 세리에A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출장 만에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세리에A 북한 선수 최초의 득점이다. 

칼리아리의 마씨모 라스텔리 감독은 "매우 흥미로운 선수다. 좋은 능력을 갖췄고 매우 빠른 선수다. 마르코 사우가 지쳤거나 공격수가 부족할 때 나는 한광성을 투입해 팀을 돕게끔 한다"고 말했다.

한광성은 지난 시즌 토리노전 득점 이후 3번 더 출전하며 리그를 마쳤다. 시즌 종료 이후 라스텔리 감독은 페루자로의 한 시즌 임대가 그의 성장에 좋으리라 판단했다.

한광성의 해트트릭 이후 북한에 축전을 보낸 사람은 이탈리아의 상원의원 안드레아 라찌다. 2014년 라찌는 이탈리아의 정치인과 기업가들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라찌 의원 Corriere dello Sport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뛸 수 있는 어린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한 방문이기도 하다"고 당시 방문의 이유를 밝혔다. 라찌 의원 비르투스 엔텔라와 우디네세가 이 계획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찌의 이러한 계획은 이탈리아 내부에서 큰 논란을 낳았다. 심지어 정부 조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돈`이 있었다. 이탈리아는 적대시 하고있는 북한 정권을 어떠한 형태로든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로 보이지 않을까 불안해했다. 이탈리아 클럽이 북한 선수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이 돈이 결국 북한 정권으로 흘러들어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정부의 <북한의 해외 노동자 인권 : 그 딜레마와 정책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국외 노동자는 그들의 임금을 온전히 소유할 수 없다"고 보고되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세뇌와 도청정책은 내국인보다 훨씬 심하다고 알려졌다. 통상적으로는 언론과의 접촉도 차단되며, 외국인과의 접촉 역시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다.

페루자와 칼리아리구단은 이에 대해 선수의 급료는 한광성 본인에게 온전히 지급된다고 주장했다. 선수에게 지급된 돈이 그 이후에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구단이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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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성은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의심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오직 축구만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축구에 한해서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골닷컴은 이미 유벤투스가 속도와 기술을 겸비한 한광성의 성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광성이라는 인물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칼리아리와 페루자는 언론으로부터 그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커다란 정치적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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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팀 동료들은 그가 또래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증언한다. 팀 동료들은 한광성이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을 가졌다고 말한다. 몇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한광성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꼽을 정도로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흔한 젊은 축구선수로 보인다.

유일한 차이점은 한광성은 축구를 통해 유럽에서 명성을 얻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 뿐이다.

이탈리아 상원의 라찌 의원이 북한 김정은에 축전을 보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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