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예그리니, 레알의 영광 재현할까?
[사이러스 C. 말렉] GOAL.com의 에디터인 사이러스 말렉이 '엔지니어'라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새로운 감독 마누엘 페예그리니가 팀에 영광을 가져다줄 적임자인지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2009. 8. 10. 오전 10: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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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홈에서 6-2 패배란 마드리드 팬들에게 이미 충분한 굴욕이다. 그것도 '영원한 라이벌'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에게 6-2 패배란 그야말로 악몽이라 할 수 있다.
바르샤에게 수많은 골을 먹은 바로 그 날, 카메라는 VIP석에 앉아 있는 레알의 차기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스를 비추었고, 그의 꾹 다문 입술과 작은 눈에서, 다시는 이런 굴욕을 당하지 않게 하리라는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의 행보가 옳던 그르던 간에 4개월 후, 페레스 회장은 2억 5천 4백만 유로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세계 톱 클래스의 선수들을 사들였다. 바르샤를 이기고 프리메라 리가의 우승을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와 코파 델 레이의 우승을 노려 볼만한 선수단이었다.
레알에 대한 일반적인 감정은 참을 수 없는 욕망으로 대변되고 있다. 바르샤를 무찌르고, 자신들이 역사적인 트레블(프리메라 리가,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 리그)을 달성한 바르샤와 필적할 수 있는 팀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욕망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설령 스타 플레이어들을 아무리 많이 긁어모으더라도 그들을 한 팀으로 묶을 수 없다면 성공 역시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바로 그들이 영입한 세계 최고 선수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셈.
따라서 페레스 회장은 알바로 네그레도, 에제키엘 가라이, 카카, 라울 알비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에스테반 그라네로, 알바로 아르벨로아, 사비 알론소와 같은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 이전에 앞서 이 모든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페레스표 레알 마드리드팀'을 만들어 줄 한 사람을 먼저 영입했는데, 그가 바로 남미의 명장 마누엘 페예그리니이다.

'레알의 전설' 디 스테파노와 페레스, 그리고 페예그리니
'엔지니어'라는 별명을 가진 페예그리니 감독은 사실, 1979년 칠레 카톨릭 대학교에서 토목 공학을 전공한 실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러나 그는 기반시설 대신 축구팀을 건설하는데 한평생을 바쳤다.
그는 칠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 가운데 하나인 '칠레 대학교' 축구팀을 맡으며 감독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이민자에 의해 설립된 '팔레스티노'와 '오이긴스', 그리고 또 다른 칠레 최대 축구 클럽인 카톨릭 대학의 감독직을 역임했다.
이후 그는 에콰도르의 명문 'L.D.U 키토'(덧붙이자면, 피스컵 조별 예산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배한 바로 그 팀이다)의 감독을 맡았고, 이후 아르헨티나의 최고 리그인 프리메라 디비시온의 두 팀 '산 로렌조'와 '리버 플레이트' 감독직을 수행하며 성공적인 감독생활을 이어갔다.
아르헨티나의 명문 리버 플레이트에서 거둔 성공으로 유럽 팀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04년 페예그리니는 비야레알의 감독직을 맡게 된다. 팀을 맡자마자 그는 그 해 만년 하위팀 비야레알을 챔피언스 리그로 진출시켰고, 프리메라 리가 3위 달성은 물론 UEFA컵 8강으로 팀을 인도했다.
그 다음 시즌, '엔지니어' 페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비야레알은 챔피언스 리그 4강, 프리메라 리가 7위를 달성하며 성공가도를 이어갔다. 그리고 그 다음 두 시즌에도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은 각각 스페인 리그의 5위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프리메라 리가 2위는 비야레알 클럽 역사상 최고 순위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지난 시즌, 페예그리니는 비야레알을 챔피언스리그 8강과 프리메라 리가 5위에 올려놓았다.
슈퍼스타들을 지휘하는 건 페예그리니에게 있어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비야레알 시절 마르코스 세나, 산티 카솔라, 쥐세페 로시, 디에고 로페즈, 후안 카프데빌라, 후안 로만 리켈메와 같은 많은 최고 선수들의 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화는 바로 감독의 권위를 찾기 위해 아르헨티나 슈퍼스타이자 비야레알 팬들의 구세주였던 리켈메를 선수단에서 제외시킨 에피소드이다.
당시 리켈메는 단순한 에이스를 넘어 비야레알 전술의 모든 것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였다. 그러하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페예그리니가 과감히 리켈메를 선수단에서 배제하자 무모하다고 평가했고, 많은 비야레알 팬들은 페예그리니의 개혁에 극렬히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성적으로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해내며 모든 비판들을 잠재웠다.

'구세주' 리켈메를 내친 건 당시 충격 그 자체였다.
누가 레알의 차기 감독이 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페레스 회장은 페예그리니를 선택했다. 그러나 과연 페예그리니가 많은 다른 감독들이 부담감으로 무너졌던 레알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레알에서 요구되는 축구는 본질적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흠 잡을 데 없으며, 활발한 패스가 이어지는 공격 축구 그리고 볼 소유를 높이는 스타일의 축구이다. 즉,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샤나 스페인 대표팀의 플레이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여름 레알이 라울 알비올, 알바로 아르벨로아 그리고 사비 알론소와 같은 스페인 대표팀 선수들을 영입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선호한다. 사실, 레알의 이번 프리 시즌 경기를 살펴보면 스페인 대표팀과 여러모로 비슷한 모습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윙어에게 상대적으로 자유가 주어지고, 스트라이커가 미드필드 플레이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 수비수들이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오며, 미드필더들이 원 포지션에서 벗어나서 뒷공간을 커버해 준다.
또한 스페인의 전임 감독인 루이스 아르고네스와 현 감독인 비센테 델 보스케,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바르샤 감독의 철학과 비슷하게, 페예그리니는 3번 이상의 패스보다는 두 번, 두 번 보다는 한 번을 더 좋아하는 간결한 축구를 추구한다.
세계 최고 선수들을 이끌 페예그리니를 감독직에 임명한 레알은 이제 '갈라티코의 부활'과 함께 프리메라 리가의 왕관을 되찾아올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양질의 선수단을 갖추었기에 코파 델 레이 역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목표이다.
그러나 마드리드 사람들이 무엇보다 가장 절실히 원하는 건 바로 통산 10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이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레알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지는 올해, 그들은 자신들의 홈에서 전무후무한 10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가져오고자 한다. 이러한 완벽한 시즌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아마 '엔지니어' 페예그리니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닮은꼴' 펩 과르디올라와의 라이벌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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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C. Malek, GO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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