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한국프로축구연맹

‘개막 10경기 연속 풀타임’ 기성용 “감독님이 일부러 제 기량을 떨어뜨리시려는 게 아닌가”

“감독님이 일부러 제 기량을 떨어뜨리시려는 게 아닌가.”

‘캡틴 기’ 기성용(FC서울)은 이번 시즌 유일하게 팀 내에서 개막 10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K리그1 전체로 놓고 봐도 필드플레이어 중 전 경기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건 기성용을 포함해 윤석영(강원FC)과 이정택(대전하나시티즌) 세 명뿐이다. 골키퍼 포지션을 더하면 김동준(제주유나이티드)과 황인재(포항스틸러스)까지 다섯 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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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만 35세로 팀 내에서 가장 고참인 데다, 포지션도 많은 활동량이 요구되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어 체력적인 부담감이 큰 것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이다. 한편으론 그만큼 팀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계속해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선발 라입업에 기성용의 이름을 가장 먼저 넣고 시작한다.

기성용은 지난달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3연패 늪에 빠진 터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데다, 주중과 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기성용만큼은 선발 라인업에서 빼지 않았다.

“성용이는 계속해서 선발로 내보내기 위해 꼬드기고 있다. 이번 시즌 전 경기를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김 감독은 “물론 최근에 계속 경기가 있어서 피로가 쌓였는데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서 성용이까지 휴식을 취하면 중원이 헐거워진다. 또 중원에서 리딩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기용하고 있다.” 김 감독이 기성용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킨 이유다.

또다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기성용은 역시나 제 몫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 강성진과 김신진, 박성훈, 백종범, 이태석, 황도윤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는데, 기성용은 노련함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후반 20분엔 페널티 아크서클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까지 만들었다.

“감독님이 일부러 많이 뛰게 해서 제 기량을 떨어뜨리시려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한 기성용은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이 (선발 출전을) 준비하라고 하면 하고, 교체로 나서야 한다면 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하는 게 제 역할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팀의 주장으로서 버팀목 역할 하는 게 제 할 일”이라며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물론 쉽지는 않다. 제 나이가 어느덧 만 35세다. 나이가 있다 보니 경기를 치르고 나면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며 “제게도 어떻게 보면 도전이다. 하지만 힘이 최대한 닿는 데까지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금까지 부상 없이 잘해온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FC서울은 3연패에 탈출했다. 기성용은 모처럼 승리를 거두자 “3연패 뒤 첫 승이고, 또 오랜만에 실점하지 않고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은 후 “골은 언제 넣어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골을 많이 넣겠다. FC서울에 와서 제일 많이 넣었던 시즌이 3골이다. 그걸 넘어보고 싶다. 욕심 내보겠다”고 득점 소감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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