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Havertz Arsenal ChelseaGetty

아르테타 감독의 '뚝심'이 통했다…두 자릿수 득점 달성, 통쾌한 세리머니까지

[골닷컴] 이정빈 기자 =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득점력을 잃었던 카이 하베르츠(24·아스널)가 미켈 아르테타(42·스페인) 감독 밑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전 소속팀인 첼시를 상대로 멀티골을 작렬한 하베르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드디어 몸값을 해냈다. 하베르츠의 활약으로 아스널은 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하베르츠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베르츠의 2골을 포함해 골 폭풍을 몰아친 아스널은 런던 라이벌 첼시를 5-0으로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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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이 첼시를 격파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전반 4분 만에 레안드로 트로사르(29)의 득점이 나오며 앞서 나간 아스널은 후반전 들어 골 결정력이 완전히 살아났다. 후반 7분 벤 화이트(26)가 추가골을 기록했고, 이어 후반 12분 하베르츠가 쐐기포를 가동했다. 이후 화이트와 하베르츠가 1골씩 더 추가하며 다시 스코어 시트에 이름을 남겼다.

이날 공격진에서 가장 눈부신 건 하베르츠였다. 전반전 다소 잠잠했던 하베르츠는 후반전 들어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첼시를 무너트리는 데 앞장섰다. 특히 팀의 3번째 득점을 기록한 후 특유의 ‘메롱 세리머니’를 펼치며 과거 자신을 응원했던 첼시 팬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하베르츠는 첼시를 상대로 2골을 비롯해 유효 슈팅 4회, 기회 창출 2회, 경합 성공 4회 등을 보인 뒤 후반 27분 가브리에우 제주스(26)와 교체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하베르츠에게 평점 9점을 전하며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평점 9점은 똑같이 멀티골을 기록한 화이트와 2도움을 올린 마르틴 외데고르(25)의 9.3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다.

2골을 추가한 하베르츠는 2019-20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고지를 밟았다. 당시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하베르츠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올리며 주가를 높였고, 시즌이 끝난 후 막대한 이적료를 받고 첼시로 이적했다. 그러나 첼시에서 하베르츠는 139경기 동안 32골을 넣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안기는 결승골을 넣었으나, 이 외에 뚜렷한 활약상이 없었다.

결국 첼시는 지난여름 아스널이 하베르츠의 이적료로 7,500만 유로(약 1,099억 원)를 제안하자,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에게 큰 기대를 걸며 탄탄한 전력을 구성했다고 자신했다. 다만 아르테타 감독과 팬들의 반응은 달랐다. 팬들은 첼시에서 보여준 게 없는 하베르츠를 무리한 이적료로 영입했다며 아르테타 감독의 선택을 비판했다.

하베르츠가 시즌 첫 19경기에서 1골 1도움에 그칠 때만 해도 아르테타 감독의 결단이 실패한 듯 보였다. 하베르츠는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 역할 모두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팀에 겉도는 모습이었다. 부진에 시달렸던 하베르츠는 지난 2월을 기점으로 마침내 아르테타 감독의 팀에 적응했다. 2월 이후 치러진 16경기에서 7골 4도움을 쌓으며 상승기류에 탔다. 최전방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이 한층 매서워졌고, 결정력도 절정에 달했다.

자신의 뚝심이 성공을 거둔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를 극찬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첼시와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하베르츠가 경기의 모든 단계에서 보여준 기여도는 엄청났다. 멀티골을 기록했고, 동료들과 중요한 순간에 연계 플레이도 보여줬다. 엄청난 경기력이었다”라고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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