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경이적인 선방 행진을 이어가면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바르사가 에덴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3차전에서 고전 끝에 2-1 신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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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골로 일찌감치 앞서면서 쉽게 승리를 추가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후 슬라비아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후반 5분경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다행히 바르사는 후반 12분경 슬라비아 공격수 피터 올라인카의 자책골 덕에 행운의 승리를 올릴 수 있었다(바르사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크로스가 올라인카 가슴 맞고 자책골로 이어졌다).
바르사는 명실상부한 챔피언스 리그 우승 후보에 해당하는 팀이다. 반면 슬라비아는 F조 최하위로 거론되는 팀이었다. 그럼에도 바르사는 슈팅 숫자에서 아무리 원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3대24로 크게 열세를 보였다. 점유율에선 52대48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이 역시 점유율의 팀으로 유명한 바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바르사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경기당 평균 점유율은 61.8%에 달한다). 이래저래 바르사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경기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듯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 슬라비아에게 밀리는 문제를 노출했으나 바르사엔 마지막 보루가 있었다. 바로 '수호신' 테어 슈테겐 골키퍼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총 9회의 유효 슈팅 중 무려 8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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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테어 슈테겐은 20분경 슬라비아 측면 수비수 얀 보릴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야로슬라프 젤레니의 논스톱 슈팅을 무게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 다리만 뻗어서 선방하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36분경엔 올라인카의 강력한 슈팅을 손끝 선방으로 쳐내면서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핵심 수비수인 헤라르드 피케가 시종일관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이 버텨준 덕에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테어 슈테겐의 선방쇼는 슬라비아전이 전부가 아니다. 이미 테어 슈테겐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1차전에서도 4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0-0 무승부를 견인한 바 있다. 당시엔 도르트문트 주장이자 에이스 마르코 로이스의 페널티 킥까지 선방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인테르와의 경기에선 3회의 유효 슈팅 중 2회를 선방하면서 2-1 승리에 기여했다.
테어 슈테겐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3경기에서 총 16회의 유효 슈팅 중 14회를 선방하고 있다. 즉 선방률은 무려 87.5%에 달하고 있다. 경이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즌 바르사의 수비는 정상적이지 않은 모양새이다. 사무엘 움티티는 잦은 부상으로 얼굴조차 보기 힘들고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클레망 랑글레도 부진하며, 피케도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을 보호해야 하는 세르히 부스케츠가 집중 공략 당하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이 버티고 있기에 바르사는 라 리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F조 1위를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테어 슈테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많이 향상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