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19년은 K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새 장이 펼쳐졌다. 복수의 시도민구단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최초로 나섰기 때문이다. 첫 걸음에는 불안감도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적극적인 선수 수급이 쉽지 않고, 재정 상황이 요동치는 시도민구단의 아시아 도전에는 일부의 우려가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 무대에 처음 선 대구FC와 경남FC는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서 우려를 날렸다. 오히려 두 팀은 기대감을 모으는 경기력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먼저 데뷔전을 치른 것은 호주 원정에 나선 지난 시즌 FA컵 챔피언 대구였다. K리그 개막전인 전북 원정을 마치고 호주로 날아간 대구는 멜버른까지 장거리 비행을 감수해야 했다. 사흘의 시간은 달라진 기후, 시차 적응과 준비에도 충분치 못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완성된 조직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AAMI파크에서 열린 F조 1차전에서 대구는 전반 29분 토이보넨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2분 만에 ‘에이스’ 세징야가 환상적인 발리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며 홈팀의 기세를 꺾었다. 후반 들어 대구는 세징야를 통한 공격 전개로 멜버른의 넋을 빼놓았고 후반 6분과 16분에 황순민, 에드가의 골이 터지며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리그 개막전에서도 전북을 상대로 위력을 보인 카운터와 2대1 플레이가 멜버른 수비를 흔들었다. 세징야의 물오른 플레이, 에드가의 존재감이 빛났다. 황순민의 역전골 장면에서는 슛이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들어가는 행운도 따라줬다.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하며 젊은 팀의 사기는 한층 올라갔다.
대구의 승전보 다음엔 경남의 명승부가 있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킨 경남은 그 바람을 아시아로 몰고 나가겠다는 각오 아래 산둥 루넝 타이산과 첫 경기를 가졌다.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E조 1차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에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산둥은 이탈리아 전 국가대표 공격수 그라지아노 펠레, 브라질 전 국가대표 수비수 지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벨기에 국가대표 마루앙 펠라이니를 영입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었다. 이날도 산둥의 막강한 제공권과 힘을 경남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반격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전반 21분 펠레에게 헤딩으로 선제골을 허용할 때만 해도 불안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경남은 후반 15분 우주성이 코너킥에 이은 혼전 상황에서 멋진 동점골을 터트렸다. 8분 뒤에는 조직적인 플레이에 이은 김승준의 감각적인 마무리로 역전에 성공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후반 32분에 다시 한번 펠레의 개인 능력을 저지하지 못하고 실점을 하며 승리는 잡지 못했다. 대신 내용 면에서 경남은 산둥에 우위를 점했다. 네게바, 쿠니모토, 김승준, 조던 머치의 개인 전술과 연계는 산둥의 혼을 빼놓았다. 결정력의 차이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긴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래도 김종부 감독은 첫 경기의 부담감을 좋은 경기력을 극복한 데 높은 점수를 매겼다.
대구와 경남의 성공적인 아시아 데뷔로 산뜻하게 출발한 K리그의 2019년 챔피언스리그 도전 바통은 이제 울산과 전북이 넘겨 받는다. 두 팀은 6일 오후 각각 시드니FC(원정), 베이징 궈안(홈)을 상대한다. 울산은 대구처럼 호주 원정에서의 귀중한 승리를, 전북은 경남 이상의 경기력으로 중국세를 누르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