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Choi Yong-sooKleague

최용수 감독과 박주영이 찾은 서울의 희망

[골닷컴] 서호정 기자 = 후반 38분 박주영의 골이 터지고 폭죽이 올랐을 때만 해도 FC서울은 기나긴 무승 행진에서 탈출하는가 싶었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주도했고, 계속 찬스를 만든 끝에 서울 팬들이 기대했던 박주영이 터트린 골은 분명 결과를 가져올 만한 중요 포인트였다.

문제는 추가시간을 포함해 10여분 정도만 지키면 되는 상황에서 2분 만에 허무한 실점을 한 것이었다. 리드를 지키며 상대를 초조하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의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점은 왜 지금 이 팀이 3개월 가량 장기 부진에 빠지고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에 왔는지 현실을 보여줬다. 


주요 뉴스  | "​[영상] "이보시오 의사양반!" 윌리안이 쓰러진 이유는?"

최용수 감독도 다 잡은 승리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리드 상황에서 지킬 수 있는 운영이 아쉽다. 공수 밸런스적인 측면도 그랬다”라고 말했다. 팀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감독의 용병술이 증명될 수 있는 경기 전개를 펼치고도 실수로 승리를 날렸다는 점에서 당연한 코멘트였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하지만 희망을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의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지난 제주 원정과 비교하면 많은 부분에서 활력이 느껴졌다. 외국인 공격수 안델손, 마티치는 아예 명단에서 빠지고 에반드로는 후반에 나오며 국내파들로 공격을 구성했음에도 찬스는 더 많이 나왔다. 22개의 슈팅 중 7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스리백을 전환했지만 윙백의 공격 가담과 신진호, 하대성을 거치는 연계도 매끄러웠다. 

최용수 감독은 “결정력은 확실히 문제다. 외국인 선수의 퀄리티가 과거보다 떨어지고,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내용은 분명 좋아졌다. 선수들의 의지나,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높이 사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계속 대화를 하고, 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주며 단기간에 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 경기였다. 

97일 만에 복귀전을 치르고 골까지 넣은 박주영도 긍정의 메시지에 더 힘을 줬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동료들이 다 함께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좋아졌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다 같이 노력한다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며 무승부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다. 


주요 뉴스  | "​[영상] 이래도 내가 거품이야? 네이마르의 반박"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7천명이 채 안 됐다. 최용수 감독 복귀 후 첫 홈 경기임을 강조하며 홍보했지만, 쌀쌀한 날씨임을 감안해도 FC서울을 향한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식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의 홈 경기는 싸우기 전부터 상대를 두렵게 했다. 아쉽다. 결국 우리가 되돌려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팬들의 연호에 감사했다. 동시에 미안함도 들었다. 서울은 반드시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라며 위기 탈출의 의지를 밝혔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