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측면 공격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한 공격 폭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에버턴의 밀집 수비에 막혀 0-1로 패했다.
첼시가 구디슨 파크 홈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2라운드에서 0-1로 패했다. 이와 함께 첼시는 EPL 9경기(5승 4무) 포함 공식 대회 17경기(10승 7무)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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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에버턴전을 앞두고 악재가 발생했다. 칼럼 허드슨-오도이와 하킴 지예흐가 연달아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부상에서 복귀한 크리스티안 풀리식마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면서 또 다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것. 이로 인해 첼시는 전문 측면 공격수가 전무한 상태에서 에버턴전에 나서야 했다.
첼시는 에버턴전에 올리비에 지루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티모 베르너와 카이 하베르츠가 좌우 측면 공격수에 위치하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를 중심으로 메이슨 마운트와 마테오 코바치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티아구 실바와 커트 주마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에두아르두 멘디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전문 측면 공격수가 없다 보니 첼시는 공격 폭이 좁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첼시는 점유율에서 72대28로 압도했음에도 에버턴의 밀집 수비에 막히면서 슈팅 숫자에선 10대9로 비등비등했을 정도로 답답한 플레이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첼시의 공격 폭 문제는 이 경기 선수들의 평균 위치를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베르너(11번)는 사실상 중앙 공격수나 마찬가지였다. 하베르츠는 그나마 측면 공격을 전개하긴 했으나 원래 전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나섰고, 상황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와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때 쓰는 용어)' 역할을 수행했던 선수이기에 에버턴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OPTA게다가 베르너는 상황에 따라 측면도 뛰는 선수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앙 공격수에서 뛰는 선수인데 정작 첼시에선 팀 사정(측면 공격수 줄부상)에 의해 왼쪽 측면 공격수로 고정되어 뛰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 첼시 선수들 중 유일하게 1,500분 이상을 출전한 베르너이다. 이로 인해 최근 체력적으로 문제를 드러내면서 움직임 자체가 둔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베르츠 역시 코로나19 양성 이후 컨디션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침대에서만 7일에서 10일 가량을 보냈다. 신체 모든 곳이 고통스러웠다.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2주 반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다가 다시 훈련을 시작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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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전문 측면 공격수도 전무했던 데다가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두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슈팅에서도 중앙 집중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첼시가 기록한 슈팅 10회 중 80%인 8회가 모두 중앙 지역에 몰려있었다. 나머지 두 번의 슈팅은 왼쪽 측면에서였다. 에버턴이 히샬리송이 위치하고 있는 왼쪽 측면에서만 전체 슈팅의 56%를 가젹간 것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다(중앙 슈팅 비율 44%).
반면 에버턴은 수비 상황에서 포백에 더해 수비형 미드필더인 알랑과 압둘라예 두쿠레까지 내려오면서 페널티 박스에만 최소 6명에서 최대 8명까지 위치해 밀집 수비를 형성했다(하단 사진 참조). 이래저래 전문 측면 공격수 부재로 공격 폭이 좁았던 첼시 입장에선 이를 공략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BBC MOTD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첼시는 22분경, 멘디가 에버턴 공격수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볼을 터치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 킥을 내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첼시는 에버턴 미드필더 길피 시구르드손에게 페널티 킥 골을 내주며 먼저 실점을 허용했다. 에버턴은 리드를 잡자 더 노골적으로 수비 라인을 내리면서 수비에 집중했고, 이대로 경기는 에버턴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렇듯 첼시는 전문 측면 공격수 삼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이들의 역할을 대체한 베르너와 하베르츠마저 부진을 보이면서 0-1로 패했다. 첼시의 유효 슈팅은 제임스가 2회를 기록했고, 주마가 1회를 추가하면서 수비수들이 3회를 모두 책임졌다. 공격수들은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첼시가 정상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기 위해선 측면 공격수 삼인방 중 최소 한 명이라도 복귀할 필요성이 있다. 베르너와 하베르츠는 전문 측면 공격수도 아닐 뿐더러 휴식이 필요하다. 좌우 날개가 모두 꺾인 상태에선 첼시의 공격은 활개를 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