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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나이 차이 무색’ 2003년생 KI 파트너 황도윤의 성장기

[골닷컴, 수원] 김형중 기자 = FC서울이 3연패 뒤 승리를 따내며 순위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은 지난 30일 수원FC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기동 감독은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23세 대표팀에 다녀온 이들도 있었다.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꼈고, 센터백 박성훈, 풀백 이태석, 미드필더 황도윤, 측면 공격수 강성진이 오랜만에 리그에 출전했다. 백종범 외 네 선수는 모두 22세 이하 자원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3연패 중인데 22세 자원 4명을 투입하는 감독도 없을 거다. 그만큼 변화를 주려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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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황도윤은 중원에서 베테랑 기성용과 짝을 이뤄 수원FC와 치열한 허리 싸움을 펼쳤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지난달 코리아컵 서울 이랜드 FC전과 8라운드 전북현대전에 나왔고, 이번 경기가 올 시즌 3번째 경기였다.

황도윤은 큰 체격은 아니지만 다부진 스타일로 미드필드 지역에서 볼을 앞선으로 운반하는 능력이 좋다. 오산고 졸업 후 진학한 고려대 시절에도 전진 드리블과 전진 패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도 공격 시에 빠르게 볼을 앞으로 투입하며 막힘없는 전환을 선보였고 수비 시에도 정확한 커버 능력을 보이며 중원에 활력을 넣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올 시즌 첫 리그 선발 출전이었는데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황도윤은 “팀 전체의 포인트가 수비를 중점적으로 하고 실점하지 않자는 거였는데 잘 되어서 기쁘다”라며 웃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훈련장에서 태도가 좋은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에 황도윤은 “항상 훈련 때 열심히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선 “볼을 빼앗았을 때 빠르게 전진 패스를 넣어주는 것, 그리고 슈팅… 보다는 슈팅에 대한 자신감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후반 막판에 때린 과감한 슈팅은 조금 벗어났다. 그는 “사실 실제 경기에서 슈팅을 많이 안 때려서 감을 잘 못 잡았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보완점으로는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갈 때 빠른 스피드로 가서 수적 우위 만들어주는 것과 헤딩 능력”이라며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황도윤은 지난 전북전 때 교체로 투입되어 올 시즌 첫 리그 경기를 치렀다. 당시 그는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 장거리 땅볼 패스를 깔아 찼다. 비가 와서 젖어있던 그라운드 탓에 볼이 너무 세게 연결되긴 했지만 대지를 가르는 듯한 패스로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팀 선배 기성용이 즐겨하는 패스와 비슷한 장면이었다. 그는 이날 기성용과 함께 플레이한 것에 대해 “진짜 어렸을 때부터 형을 보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에 같이 뛰는 게 영광이다”라며 “궁금한 것을 아직 많이 물어보진 못했는데, 형이 먼저 많이 말씀해주신다”라며 웃었다. 롤 모델을 묻자 “당연히 성용이 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선배 기성용도 황도윤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그는 “도윤이가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너무나 좋은 활약을 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어린 선수가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데 오늘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전북전에서도 들어와서 자신 있게 했는데 감독님도 그런 모습 보고 기회 주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어린 선수들은 상당히 발전 속도가 빠르고 습득 속도도 빠르다. 좀 더 욕심 가지고 계속해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면 팀에도 건강한 경쟁 체제가 될 것이다. 성장하는 기회다.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기회가 돌아가는데, 잘 살려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2003년생의 황도윤은 올해 만 21세다. 1989년생의 기성용과는 14살 차이다. 기성용이 빠른 생일자(?)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15년 차다. 강산이 1.5번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베테랑 기성용과 신예 황도윤 조합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올 시즌 서울 중원에 활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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