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 안양한국프로축구연맹

30세에 K리그 데뷔, ‘한국판 바디’ 김운의 소망…“내 별명은 럭키, 팬들에게 행운 주는 선수 되고파”

[골닷컴, 안양] 이정빈 기자 = FC안양이 홈에서 펼쳐진 수원삼성블루윙즈와의 ‘지지대 더비’에서 패했지만, 김운의 골 감각은 여전했다. 30세에 프로 무대로 올라선 그는 자신이 출전한 리그 3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며 어느덧 득점 6위까지 올랐다. ‘늦깎이 신인’ 김운은 팬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선수로 기억에 남길 바랐다.

김운은 21일 오후 2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2 8라운드 홈경기에 교체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에 득점을 기록했다. 김운의 리그 3번째 득점이 나왔지만, 안양은 수원에 1-3으로 패하며 시즌 첫 지지대 더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경기 후 ‘골닷컴’과 만난 김운은 “수원은 굉장한 팬덤을 지닌 팀인데, 안양도 그 못지않게 더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한 팀이다. 선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매치업이라서 더 기대됐다”라며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팬이 오셔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고, 선수로서 굉장한 경험이었다. 이런 경기에서 득점할 수 있어 좋았지만, 팀이 패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경기 소감을 말했다.

안양이 초반부터 수원을 거세게 몰아쳤지만, 정규 시간 안에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안양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김운이 수원의 골망을 흔들며 안양이 영봉패를 면했다. 이 득점으로 김운은 자신이 출전한 리그 3경기 모두 스코어 시트에 이름을 올렸고, 리그 득점 6위까지 상승했다.

김운은 자신의 득점 기록에 대해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팀의 결과다. 그렇기에 3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부분에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다만 제가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을 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이 기록을 계속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운의 활약으로 유병훈 감독은 단레이, 마테우스에 이어 득점을 책임질 또 다른 공격 자원을 얻었다. 유병훈 감독이 주로 어떤 부분을 요구하는지 질문하자 “저에게 세트피스나 골대 앞 경합 상황에서 나오는 기회를 노리라고 요구하신다. 박스 주변에 머물면서 슈팅 기회를 넘보라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훈련 때와 경기할 때 모두 그런 점을 포인트로 두셨다”라고 유병훈 감독의 강조사항을 설명했다.

안양은 2019시즌 조규성(미트윌란) 이후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토종 공격수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박재용이 준수한 득점력을 보이며 조규성과 비교됐으나, 시즌 도중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제 김운이 조규성의 기록에 도전한다. 김운은 “조규성과 박재용 모두 좋은 피지컬을 갖췄고 수준 높은 공격수다. 저는 두 선수와 다른 유형의 공격수긴 한데, 비교된다는 거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다. 두 선수처럼 잘해서 안양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K3, K4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은 김운은 지난 이적시장을 통해 안양에 입단하며 생애 첫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30세의 나이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운은 독특한 커리어로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팬들은 7부리그에서 시작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한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를 떠올리며 김운을 응원했다.

김운은 “바디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 바디는 굉장히 좋은 능력을 보유한 공격수고, 저도 바디의 움직임이나 폭발적인 장면들을 찾아보면서 많이 공부했다. 팬들이 저를 그런 선수와 비교해 주시니 굉장히 기분이 좋다. 바디 못지않게 더 잘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다졌다.

이어 “제가 늦은 나이에 프로 무대에 올라왔지만, 나이와 상관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신인의 마음으로 이렇게 도전하고, 이 마음을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뛰었던 리그와 프로 무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팬들이 1만 명 가까이 혹은 이보다 많이 오신 경기장에서 뛴다는 게 다르다. 팀에 팬이 이렇게 많은 부분에서 소속감이 매우 크게 든다”라며 “저희 선수들이 경기장에 오신 팬들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오늘 져서 굉장히 아쉽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김운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묻자 “팬들이 저를 ‘럭키’로 부르신다. 그러면서 저에게 네잎클로버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럭키의 뜻이 행운이지 않은가. 팬들이 저를 볼 때 행운이 일어날 것 같다고 느끼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