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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변경 대박' 데이비스, 뮌헨 측면 수비의 새 희망 떠오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가 공수 전반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이에른은 전통적으로 파울 브라이트너 시작으로 크리스티안 치게, 빅상테 리자라쥐, 윌리 사뇰, 필립 람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측면 수비수 계보를 이어오고 있었다. 그 뒤를 다비드 알라바와 요슈아 킴미히가 따르고 있다. 

여기 새로운 측면 수비수 스타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데이비스이다. 원래 데이비스는 측면 미드필더 자원이다. 캐나다 대표팀에선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부터 측면 미드필더로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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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데이비스의 흥미로운 이력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의 부모는 라이베리아인으로 2차 라이베리아 내전을 피해 가나로 피난을 떠났고, 난민 캠프에서 그를 출생(2000년 11월 2일)했다. 게다가 그의 나이 만 5세 때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에드먼턴 인터내셔널스와 에드먼턴 스트라이커스 유스 팀을 거친 데이비스는 2015년, 메이저리그 사커(MLS) 구단 밴쿠버 화이트캡스 유스 팀에 입단했다. 2016년 7월 17일, 올랜도 시티와의 경기를 통해 만 15세에 MLS 데뷔전을 치른 그는 캐나다 17세 이하 대표팀과 20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성인 대표팀에 승선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 캐나다 17세 이하 올해의 선수에 등극한 데이비스는 2017년 6월 14일, 퀴라소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53분경 교체 투입하며 캐나다 대표팀 역대 A매치 최연소 출전 기록(만 16세 7개월 12일)을 달성했다. 게다가 그는 한 달 뒤에 열린 프랑스령 기아나와의 2017 북중미 골드 컵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캐나다 역대 A매치 최연소 골(만 16세 8개월 5일)까지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어서 그는 코스타리카와의 골드 컵 경기에서도 골을 추가하며 A매치 3골을 기록 중에 있다.

그는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2017 골드 컵 득점왕과 베스트 일레븐, 그리고 유망주 상(Bright Future Award)을 수상했다. 이에 더해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캐나다 17세 이하 올해의 선수 2연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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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그는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31경기에 출전해 8골 10도움을 올리면서 MLS 올스타에 선정됐고, 구단 올해의 선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역대 최연소 캐나다 올해의 축구 선수에도 뽑히는 영예를 얻었다. 아직 만 18세에 불과한 나이였으나 더이상 북중미 대륙에서 그가 이룰 건 없었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바이에른으로 이적해온 그는 3월 17일 마인츠와의 경기에서 만 18세 1개월 15일의 나이에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2번째로 어린 나이에 분데스리가 골을 넣는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바이에른 구단 역대 분데스리가 최연소 골의 기록자는 로케 산타 크루스로 만 18세 12일). 이번 시즌 초반에도 그는 당연히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에른에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알라바와 중앙 수비수 겸 왼쪽 측면 수비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뤼카 에르난데스가 동시에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바이에른은 데이비스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깜짝 활용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박으로 이어졌다. 그는 왼쪽 측면 수비수 포지션에서 기대 이상으로 공수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바이에른 코칭 스태프들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에 바이에른은 알라바가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데이비스를 왼쪽 측면 수비수에 고정시키면서 알라바를 중앙 수비수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4-0 대승을 거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라이벌전은 데이비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기였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도르트문트 신예 에이스 제이든 산초를 꽁꽁 묶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그는 무려 7회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순간 최고 속도는 34.2km/h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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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트넘전은 한단계 더 발전한 데이비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측면 수비수임에도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 마치 바이에른의 전설적인 측면 수비수 람을 연상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 패스 횟수 역시 77회로 출전 선수들 중 3번째로 많았으며 패스 성공률은 90.9%에 달했다. 

게다가 측면 미드필더 출신 답게 돌파에 강점이 있는 그가 측면 수비수로 내려오면서 가속도까지 붙자 상대 수비수들은 저지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8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통상적으로 한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가 4회면 많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반에만 무려 7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킨 데이비스였다. 전반전에만 최근 4시즌 동안 바이에른 선수 개인으로 챔피언스 리그 한 경기 최다 드리블 돌파를 기록한 데이비스였다. 더 놀라운 점은 드리블 돌파 성공률이 무려 88.9%에 달했다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44분경 골대를 맞추면서 바이에른의 2번째 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고(데이비스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걸 토마스 뮐러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64분경엔 필리페 쿠티뉴의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3-1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 면에서도 완벽 그 자체였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태클 성공률도 83.3%로 정교함을 자랑했다. 볼 경합 승리 횟수도 16회로 최다였고, 소유권 획득 횟수 역시 8회에 달했다. 공중볼도 2회를 차지했고, 성공률은 100%였다. 가로채기 역시 1회를 추가한 데이비스였다.

특히 그는 71분경 토트넘의 역습 과정에서 손흥민이 바이에른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하자 순간 가속도로 빠르게 커버를 들어오면서 슈팅 각도를 제한하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에 결국 손흥민은 백패스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장기인 스피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렇듯 데이비스는 이제 만 19세임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측면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의 측면 수비수 선배인 알라바와 킴미히 모두 미드필더에서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케이스이고, 바이에른의 전설인 브라이트너와 람은 측면 수비수로 시작했으나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지금같은 활약상을 앞으로도 이어간다면 그는 위대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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