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inho LiverpoolGetty Images

파비뉴가 MF로 돌아오자 리버풀 중원 안정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RB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중원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건 파비뉴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보호하자 티아고 알칸타라까지 살아났다는 사실이다.

리버풀이 중립지인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1차전 2-0 승리에 이어 2전 전승으로 다소 수월하게 8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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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최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안필드 홈 6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악몽과도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심지어 지난 주말엔 승격팀이자 강등권에 위치한 풀럼에게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2021년 들어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11경기에서 승점 10점(3승 1무 7패)을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1위였던 리버풀의 순위는 어느덧 8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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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리버풀은 그 동안 중앙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이번 시즌 내내 주로 중앙 수비수 역할을 담당했던 파비뉴를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파비뉴 앞선에 티아고 알칸타라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서면서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공격 스리톱 역시 호베르투 피르미누 대신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디오구 조타가 선발 출전하면서 살라-사디오 마네와 함께 스리톱을 형성했다.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오잔 카박과 나다니엘 필립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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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뉴 전진 배치는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파비뉴가 포백 앞과 미드필더 두 명의 뒤를 받쳐주자 최근 불안정하던 리버풀 경기력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파비뉴는 이 경기에서 최다 소유권 회복(12회)과 최다 가로채기(4회)에 더해 태클 3회(공동 2위)와 걷어내기 2회(공동 2위)를 성공시키며 수비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파비뉴가 버텨준 덕에 다소 경험이 적은 센터백 라인(카박과 필립스)이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파비뉴가 중원의 중심을 잡아주자 그 동안 이름값을 해주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티아고까지 살아났다. 티아고는 71분을 뛰면서 최다 태클(6회)와 최다 볼경합 승리(7회)를 기록했다. 소유권 회복 역시 8회로 이는 출전 시간 대비로 따지면 8분 53초당 1회로 파비뉴(7분 30초당 1회)에 이어 2위다. 이에 더해 걷어내기 2회(공동 2위)와 가로채기 1회를 성공시키며 수비에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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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수비가 전부가 아니었다. 롱패스는 4회 시도해 100%의 확률로 동료들에게 배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23분경 환상적인 롱패스로 살라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제공해 주었으나 슈팅이 막히면서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24분경엔 바이시클 킥을 시도하기도 한 티아고였다.

티아고만 파비뉴의 수혜를 받은 게 아니다. 71분경 티아고가 빠지고 대신 들어온 나비 케이타 역시 20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리버풀 선수들 중 최다인 2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그는 미드필더에서 뛰는 걸 선호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줬다"라며 파비뉴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비뉴 역시 웃으면서 "미드필더 포지션이 조금은 그리웠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리버풀은 파비뉴의 든든한 보호 아래 안정적인 수비로 8강 진출을 위해선 2골 차 승리가 필요했던 라이프치히의 공세를 저지해냈고, 역습 기회에서 70분경 에이스 살라의 선제골과 74분경 마네의 추가 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두었다. 무엇보다도 파비뉴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면서 이제서야 미드필더들 간에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이루어지는 모양새다. 이래저래 리버풀 입장에선 수확이 많았던 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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